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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산 철강제품 반덤핑 제소

입력 | 2013-09-22 03:00:00

포스코-현대상사에 관세 부과 요청
캐나다-태국도 잇달아 한국산 견제




미국 철강업계가 포스코와 현대종합상사를 반덤핑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이에 앞서 캐나다와 태국, 대만, 호주,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도 반덤핑 제소를 당하거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아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AK스틸, ATI 앨러게니 러들럼 등 미국 철강업체 2곳과 미국 철강 노조는 18일(현지 시간) 한국을 비롯해 일본, 폴란드, 독일, 러시아 등 7개국의 철강업체가 방향성 전기강판(GOES)을 덤핑 수출해 피해를 봤다며 ITC에 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GOES는 제조 과정에서 철의 결정을 가지런히 해 철판의 자기(磁氣) 특성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제품을 말한다. 주로 변압기 등에 사용하며 수출량이 많지는 않지만 일반 냉연강판에 비해 가격이 두세 배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한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 연간 1110만 달러(약 119억 원)어치를 미국에 수출해 3851만 달러어치를 수출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40.45∼210.13%의 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했다. ITC는 미국 상무부의 결정에 따라 현장 조사를 벌인 뒤 11월 초에 예비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포스코 측은 “미국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심스럽게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소를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철강업계의 ‘반덤핑 제소 전쟁’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US스틸 등 9개 자국 업체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을 반덤핑 혐의로 제소한 데 대해 지난달 17일 조사에 착수했다. 캐나다 정부도 올해 7월 자국 철강업체 에사르스틸 알고마의 제소로 한국 등 7개국 철강업체의 반덤핑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KOTRA는 “캐나다가 탄소강 용접관, 구조용 강관에 이어 평판압연 제품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태국 정부도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13.58%에서 58.85%로 상향 조정했으며 대만 정부도 한국산 스테인리스스틸 냉연제품에 대해 최대 46.02%의 한시적인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멕시코와 호주 정부도 각각 한국산 차량용 강판과 후판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세계 철강업계는 최근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치산업인 철강산업의 특성상 감산(減産)이 어려워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반덤핑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석·이진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