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우와 지젝 현재의 철학을 말하다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지음·민승기 옮김/117쪽·1만2000원/도서출판 길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 도서출판 길 제공
국내 바디우 열풍의 핵심에는 슬라보예 지젝(슬라보이 지제크)이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 영감을 준 철학자로 유명한 지젝은 열두 살 연상의 바디우를 ‘철학적 동지’라고 부르며 열렬한 상찬을 보냈다. 이번 서울 콘퍼런스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두 사람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크다.
바디우는 프랑스 현대공산주의 이론가 루이 알튀세르의 제자였고, 68혁명 이후 공산당 및 스승과는 결별했지만 대중적 공산주의운동(마오이즘)에 심취한 좌파사상가다. 지젝은 공산주의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냉전시대엔 관료화된 공산주의를 우회 비판했지만 이라크전 이후로는 자본주의를 맹비판하며 세계적 명성을 획득했다.
그 주체의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치다. 두 사람이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그들이 표방하는 공산주의란 역사적 구체적 공산주의가 아니다. 주체적 실천을 통해 조금씩 다가설 불확실한 진리이자 불가지한 실재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바디우의 관점에서 프랑스 현대철학자의 사상을 새롭게 음미한 ‘사유의 윤리’(도서출판 길)와 정치를 통해 철학적 문제를 재구성하는 바디우의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투사를 위한 철학’(오월의봄)도 함께 번역됐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