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활의 리더십/손열 엮음/332쪽·1만6000원/동아시아연구원
일본은 제로성장에 가까운 장기 침체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빼앗겼고 저출산 고령화와 재정적자로 사회에 활력이 저하된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안전사회의 신화’도 무너졌다. 우경화에 따른 역사 갈등과 영토 분쟁으로 국제적 평판도 나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끓는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국내 학계의 일본 전문가 10명이 1945년 이후 일본을 이끈 정치지도자 8명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그 분석 대상은 전후 자유주의 질서의 건축자였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부터 새 정치를 표방한 신우익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을 아우른다. 그 분석의 핵심에는 현재 일본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기능적 리더십이 아니라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작동한다.
반면에 하시모토에 대한 비판은 매섭다. 박명희 이화여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하시모토는 오사카 시민의 지지율을 70% 이상 확보하면서 주목받았지만 보편적 인권과 역사인식에 대한 일본 사회의 흐름을 과소평가하고 내셔널리즘을 강조하면서 일본 대중의 지지만을 좇다가 좌절하는 근시안적 정치가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