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상승 하루만에 다시 하락경제회복 확신 못줘 불확실성 증폭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출구전략 연기 결정에 금융시장은 하루만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반짝’ 반응을 보였다.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를 연내에 줄일 수는 있지만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어져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진 데다 출구전략을 머뭇거릴 만큼 미국 경제가 부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5.46포인트(1.19%) 떨어진 15,451.09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연기를 발표한 18일 전날보다 147.21포인트(0.95%) 올랐으며, 19일에는 40.39포인트(0.26%) 하락했다.
버냉키 의장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회견에서 “6월 이후 경제지표가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그대로 유지한다. 경제회복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긴다면 첫 양적완화 축소는 올해 말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13일 동아일보가 인터뷰한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경제학)는 “현재 출구전략보다 더 심각한 미 경제의 위험은 국가부채 증액 한도 협상에 따른 정치권 혼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년 전 사상 최초로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불러왔던 부채 한도 협상이 또 한 번 시장을 흔들 것이며 연준은 그 불안감 해소를 어느 정도 확인한 뒤에야 출구전략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닛 옐런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면 버냉키의 정책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9일 서울 중구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미 연준의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미 연준의 결정은 현재까지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점과 이후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에서는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세종=홍수용 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