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식물인간 임산부’의 기적

임신 4개월때 사고로 의식불명
아들낳은뒤 30개월만에 회복해

식물인간 상태에서 아들을 낳은 장룽샹 씨가 30개 월 만에 의식을 찾아 어느덧 두 돌 가까이 된 아들 톈츠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출처 양즈장만보

임신 초기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여성이 건강한 아들을 낳았고 본인도 출산 2년 여 만에 의식을 찾았다고 중국 언론이 소개했다.

양즈장(揚子江)만보는 20일 장쑤(江蘇) 성 수양(¤陽) 현의 장룽샹(張榮香·42) 씨 사연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장 씨는 2010년 12월 1일 남편 가오더진(高德金) 씨가 몰던 3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승용차와 부딪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장 씨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등 생명의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의식불명 3개월째. 의료진은 치료 도중 장 씨가 임신 4개월인 사실을 발견했다. 남편 가오 씨는 물론 본인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장 씨는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지만 뱃속의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이후 집으로 옮겨진 장 씨는 가족의 간호 아래 의식불명 상태에서도 2011년 7월 22일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가오 씨는 아들에게 하늘이 준 아이라는 뜻에서 '톈츠(天賜)'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아들의 두 돌을 앞둔 올해 5월 가오 씨는 여느 때처럼 아들을 안고 병상에 누운 장 씨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러다 장 씨가 웃는 것을 알아챘다. 장 씨는 이후 "좋아졌어요"라고 말도 했다. 의식을 잃은 지 30개월 만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이들 가족은 이제 또 다른 기적을 꿈꾸고 있다. 장 씨는 의식은 돌아왔으나 여전히 병상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다. 가오 씨는 매일 장 씨의 두 다리를 주무르며 병상에서 일어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톈츠는 입으로 음식물을 씹어 엄마 입 속으로 넣어주기도 한다. 가오 씨도 2차례 큰 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이 커서 현재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가오 씨 가족은 촌 정부에서 주는 생활보호비와 친지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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