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해커로 10여년 활약
국내 최대 화이트해커(보안전문가로 활동하는 선의의 해커) 커뮤니티인 ‘해커스쿨’에서 활약하는 신정훈 씨(26·사진)는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한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전광판, 매장에 비치된 판매시점관리기기(POS), 스마트폰 교통카드 등에 대한 해킹을 시연해 화제를 모은 국내 최고 보안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10여 년 전부터 화이트해커로 활동해온 그는 보안시스템의 성능보다는 관리자의 낙후한 의식을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신 씨는 우선 해커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능형 지속해킹(APT) 기법을 쓰면 시스템 자체보다는 오히려 보안책임자로부터 핵심 정보를 빼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형 병원은 해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무선랜(LAN)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뚫어 축적된 환자 정보를 빼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형 피해가 반복되는 원인으로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쉬쉬하며 숨기려는 점을 들었다. “인프라망 책임자의 사무실 PC,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활동을 1년 이상 끈질기게 추적하면 뚫지 못할 곳이 없습니다. 약점을 발견하는 즉시 전파하고 보완해야 하지만 보통 덮는 데 급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것이죠.”
그는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은 반대로 해외 해커에게 악용당할 소지도 그만큼 크다는 얘기”라며 “보안이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핵심 인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