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랑쿠시, 키스, 1916년
연인들이 두 팔로 서로를 꼭 껴안고 키스를 한다. 두 남녀는 키스 중에서도 가장 감미로운 키스, 입맞춤은 이런 것이라고 꿈꾸었던 키스를 나누는 중이다. 브랑쿠시는 둘이면서 하나가 되고 싶은 연인들의 갈망을 조각에 완벽하게 표현했다. 비결은 가장 단순한 형태로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직사각 형태의 돌덩어리 원석과 거친 질감은 그대로 살리면서 최소한의 표현으로 남녀의 형상을 나타냈다.
눈, 입, 팔, 머리카락은 간단한 선을 새겨 표시하고, 여자의 둥근 젖가슴과 긴 머리카락의 특성을 드러내 남녀를 구분할 수 있게 했다. 키스하는 연인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단순 간결한 형태로 축약한 것은 키스는 사랑의 원형, 본질, 원초적 행위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라우라 에스키벨의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읽다가 감동적인 구절을 발견했다.
양초를 밝혀줄 성냥개비를 태워주는 산소 같은 연인과 모닝키스하고 싶어지는 이 아침.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