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개 기관, 4년간 1만3000명 채용… 여성인력 가사-직장생활 병행 가능유연한 근로시스템 활성화 첫 단추
23일 고용노동부와 공공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하루 4, 5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1만3000개가량을 공공기관에 만들기로 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다음 달 초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기재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규모는 노동부가 이달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목표치(9000개)보다 4000개 정도 많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 핵심 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시간선택제 고용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하지만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채용을 꺼리는 만큼 공공부문이 먼저 관례를 만들고 민간이 따라오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시간선택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여성 인력 및 시간제 근로자 채용 상황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성 채용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시간선택제 근로 비중도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노동부의 ‘2013년 고용 평등 관련 국민 의식 조사’에선 여성의 69%가 시간제로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57%)보다 새로운 고용제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노동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시간선택제 채용을 늘리면 일할 의지가 있지만 육아 문제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 인력과 직장에서 은퇴한 중장년층을 노동시장으로 흡수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본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풀타임 근로자 중심의 인사체계를 갖춘 민간 기업으로선 시간선택제 도입 초기에 혼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공공기관이 제도를 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공공기관도 시범 사업을 통해 직장 내 ‘왕따’ 같은 부작용을 줄이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