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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가 최후승자?… 부족한 예산이 변수

입력 | 2013-09-25 03:00:00

■ 차기전투기 F-15SE 부결… 8조3000억 규모 3차 FX사업 원점으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회의 개최 전날까지만 해도 단독후보로 상정된 F-15SE가 제3차 FX사업의 최후 승자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김 장관은 “4, 5년 내 스텔스기를 식별해내는 레이더가 개발될 것”이라며 F-15SE의 상대적 약점인 스텔스 성능이 기종 선정의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방추위 당일 김 장관의 기류가 묘하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사업이 유찰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국방부 안팎에서 나돌았고 결국 ‘원점 재추진’이란 반전 드라마가 연출됐다.

○ 부정적 여론에 부결로 막판 선회

표면적인 부결 이유는 스텔스 성능 부족이었다. 막상 방추위 회의가 시작되자 사업을 추진했던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제외하곤 F-15SE 선정에 부정적인 견해 일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수의 위원이 북한 핵 위협이란 안보상황의 변화에 맞춰 강력한 성능을 갖춘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군 일각에선 국민적 여론이 스텔스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흘러가자 정권 차원의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군 차원에서 결단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야당에선 F-15SE로 기종이 선정됐을 경우 국정감사 기간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헤칠 예정이었다. 기종 선정을 강행할 경우 그 책임을 김 장관이 떠안게 되는 만큼 후임자에게 공을 떠넘겼다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이 김 장관에게 FX사업 기종 선정을 사실상 위임하면서 청와대는 FX사업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이었다.

○ 항공전력 공백 우려 여전

군 안팎에선 FX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경우 전력화 시기가 1, 2년가량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기종 선정 연기로 차기 전투기 전력화 시기는 이미 2016∼2020년에서 2017∼2021년으로 조정된 바 있다. 이는 한미 양국의 핫이슈인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지금부터 사업 재검토에 들어가더라도 사업계획이 확정되는 데 최소한 1년 반∼2년이 걸린다”며 “이번처럼 여러 기종을 놓고 결정이 지연되면 박근혜 정부의 임기 말이 도래하게 돼 재연기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력 공백 논란에 대해 군은 “재추진에 소요되는 시간이 1년여에 불과하기 때문에 2017년으로 예정된 전력화 시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태식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장은 “이미 사업을 한 차례 추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단계별로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재추진 기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결국 F-35A로 가나

스텔스 성능 논란이 FX사업 기종 선정 무산의 가장 큰 이유였던 만큼 재추진을 통해 선택될 기종은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A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분할구매, 믹스(mix)구매, 구매대수 축소, 사업비 증액 등 여러 대안도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사업비 증액을 통해 최신 스텔스 전투기 60대를 구매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사업비 증액이 어려울 경우 구매대수를 줄이거나 값비싼 F-35A를 다른 기종과 섞어서 사는 방법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후의 승자가 돼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하던 보잉사는 충격에 빠졌다. 보잉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방추위 결정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손영일·조숭호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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