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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살해 차남 “형은 들수가 없어…”

입력 | 2013-09-25 03:00:00

시신 토막내 암매장… 울진서 발견
범행 줄곧 부인하다 자백… 구속




어머니와 형을 잔인하게 살해해 암매장한 정모 씨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인천 남부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도박 빚에 시달리던 둘째 아들에 의해 살해된 어머니의 시신에 이어 형의 시신이 토막난채 발견됐다.

24일 인천 남부경찰서는 둘째 아들 정 모 씨(29)가 범행을 자백함에 따라 오전 8시경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의 한 소나무 군락지에서 형(32)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목과 팔, 다리 등이 절단돼 3토막으로 나뉘어 비닐에 싸인 채 지름 1m, 깊이 60㎝ 규모의 구덩이에 파묻혀 있었다. 앞서 경찰은 23일 정 씨 부인(29)이 지목한 강원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의 한 야산에서 어머니 김 모 씨(5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정 씨가 김 씨와 형이 함께 실종된 지난달 13일이나 14일경 이들 모자를 인천 남구 용현동 김 씨의 집에서 차례로 살해한 뒤 시신을 2곳에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씨는 23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음에도 범행을 줄곧 부인해오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형의 시신을 찾아주겠다”며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이어 오후에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어머니와 형을 모두 내가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생활형편이 어려워서 그랬다. 잘못을 뉘우친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형의 시신을 잔인하게 토막 낸 이유에 대해 “(무거운) 형을 들어 옮길 수가 없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숨진 정 씨의 형은 키 180㎝에 몸무게 73㎏ 정도로 건장한 체격이었다.

정 씨는 범행을 자백한 이유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고, 아내가 자백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의 관계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형과도 대화는 별로 없었지만 나쁘지 않았다”며 “강원랜드 카지노에 한 번 갈 때마다 바카라도박에 150만 원을 썼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시신이 발견된 뒤 정 씨가 ‘어머니는 형이 죽였다’며 말을 바꾸거나 ‘살인이나 실종과 관련된 방송프로그램 29편은 아내가 내려받았다’고 진술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범행 시기와 수법 등에 대해서는 아직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법은 이날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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