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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아이도 노인도 속았다”… 與 “무효화 아닌 조정일뿐”

입력 | 2013-09-26 03:00:00

■ 기초연금 공약 수정 파장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 복지공약이었던 기초연금 최종안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 김한길, “아이도 속고, 어른도 속았다”

25일 전국 순회투쟁 이틀째를 맞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맞춤형 복지 공약으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속이고 신뢰를 짓밟았다. 아이도 속고 노인도 속고 국민 모두 속았다”고 비판했다. 2008년 총선 때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탈락하자 박 대통령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것을 빗댄 것이다.

김 대표는 또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발언을 환기시키면서 “이 말씀을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돌려드린다. 국민을 상대로 허위와 기만의 가면극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1차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회의’에서 “대국민 사기극”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 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 원내대표는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엉터리 건강식품과 물건을 떠넘기는 저잣거리 사기 행각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개정안을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2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안은 국민연금 성실 가입자를 역차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새누리당 “무효화가 아닌 조정”

새누리당은 엄호에 나섰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 “기초연금 공약은 취소되거나 무효화된 것이 아니라 국가재정 여건을 감안해 지속가능하도록 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국민에게 증세 부담을 안기지 않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논란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을 경우 ‘신뢰’가 트레이드마크인 박근혜 정부가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다.

황승택·이철호 기자 hst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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