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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4대보험 체납액 9조 돌파

입력 | 2013-09-26 03:00:00

건보 지역가입자 5명중 1명꼴 차지… 국민연금 징수율은 7년만에 가장 낮아
고용-산재보험료 못내는 영세-中企 늘어




전남 광양만에서 양식장을 하는 박모 씨(65) 씨는 아파도 좀처럼 병원에 가지 않는다. 지난해 초 건강보험 혜택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수온 이상으로 어류 출하량이 줄어 연간 소득이 500만 원 밑으로 뚝 떨어지면서 2011년 8월부터 월 27만 원의 보험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씨는 “93세 노모가 자칫 쓰러지기라도 하면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을 체납하는 가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4대 보험을 통합 징수하는 건보공단이 25일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강보험 징수율(부과액 대비 징수액)은 98.9%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극심하던 2009년(98.8%) 수준이다. 국민연금 징수율은 95.6%로 2006년(95.4%)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처럼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징수율이 떨어진 것은 자영업자가 대다수인 지역가입자들이 보험료를 체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96.2%로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낮은 70.4%에 그쳤다. 경기침체로 인해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낼 돈이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체납액도 늘고 있다. 6월 말 현재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20.0%인 152만5000가구가, 국민연금 비사업장가입자의 25.3%인 223만9000명이 6개월 이상 보험료를 체납했다. 건강보험은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혜택이 정지되는데 지역가입자 5명 중 1명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지속되는 불황으로 자금력이 달리는 영세·중소사업장이 늘면서 고용·산재보험 체납도 늘고 있다. 고용보험을 체납하고 있는 업체 수는 지난해 말 40만 개에서 올해 상반기 말 40만700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산재보험을 체납한 업체는 43만5000개에서 44만7000개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 보험 누적 체납액은 6월 말 현재 9조1276억 원에 이르러 처음 9조 원을 넘어섰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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