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재진입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26일 수원 성균관대학교 야구장에서 열린 kt의 공개 트라이아웃 홍백 평가전에서 최고령 참가자 김주호(29)가 홈런을 치고 있다. 광주일고 출신의 김주호는 KIA와 두산을 거치며 1군에서 총 76경기를 뛰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트라이아웃 천태만상
구단들 지명 끝난 뒤에도 ‘신고선수’ 기회
넥센, 지명 탈락 문우람 집 찾아가 계약
서류 심사부터 전화 불나…“청탁은 사절”
예전 ‘마구 던지는 지리산 도사’ 해프닝도
지명을 받지 못했더라도 프로 선수가 되는 길은 열려있다. 25∼27일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열리는 kt의 공개 트라이아웃 역시 그 중 하나다. 각양각색의 참가자가 모이는 만큼 그 풍경도 천태만상이다.
● 지명 이외에도 프로 진입 우회로가 있다?
25일 공개 트라이아웃을 지켜보던 kt 조범현 감독은 이종환(KIA)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종환은 2009년 가을, KIA에서 테스트를 받고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공개 트라이아웃 출신은 아니지만 우회로를 통해 프로에 진출한 사례다. 조 감독은 “당시 테스트 때부터 방망이 궤적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종환처럼 기존 구단들은 매년 쓸만한 신인들을 테스트해 신고선수로 선발한다. 모 구단관계자는 “지명이 끝난 뒤에도 능력 있는 선수들은 남아있다. 이들은 먼저 전화하는 팀이 임자”라고 설명했다. 문우람(넥센)이 대표적이다. 2011년 신인지명회의에서 문우람의 이름이 불리지 않자, 넥센 스카우트팀은 다음 날 바로 문우람의 집으로 찾아가 신고선수 계약을 했다.
● 공개 트라이아웃 참가자에겐 교통비도 지급한다?
● 예전엔 ‘지리산 도사’ 사칭 황당 참가자도 있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총 284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는 삼성 김용국 코치의 아들 김동영(전 삼성)을 비롯해 2004년 LG 2차 1번 지명 강창주, 2007년 LG 1차 지명 김유선, 삼성과 SK를 거쳐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한 안준형 등 화제의 참가자들도 있었다. KT는 284명 지원자 중 서류전형에서 61명으로 간추렸다. 나이가 많거나 운동을 쉰 기간이 긴 선수들은 제외됐다. 리틀야구 출신의 황당 지원자도 당연히 탈락. kt 조찬관 스카우트팀장은 “이번 트라이아웃의 사례는 아니지만, 한때 ‘지리산에서 도를 닦았고, 마구를 던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지원자도 있었다”고 오래전 일화를 소개했다. 스카우트팀은 서류전형 과정에서 곳곳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떠한 청탁도 배제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 끝나지 않은 흙 속 진주 캐기
25일 테스트의 첫 관문은 100m 달리기였다. 일부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kt 노춘섭 스카우트는 “뛸 때의 순발력·밸런스가 좋은 선수들이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류현진(LA 다저스)의 사례처럼 달리기는 참고자료일 뿐. 기본적으로 치고, 던지는 능력이 평가의 중심이다. 스카우트들은 현재의 야구실력 이외에 신체조건과 군복무 여부, 수술 경력 등도 감안한다. 이들의 눈에 띄기 위한 지원자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일부 지원자들은 첫 날 오버페이스 때문에 다음 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 공개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에도, kt의 선수 확보는 계속된다. kt는 조만간 2군 리그가 끝나고 각 팀의 방출자가 정리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또 한번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