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시경 강원 속초시의 모 여고 3학년 A 양(18)에게 발신번호 표시가 제한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A 양에게 "학교 4층 복도 끝으로 가라"고 말했다. 호기심에 친구들과 함께 복도 끝으로 간 A 양은 깜짝 놀랐다. 30m 가량 떨어진 학교 옆 빌라 옥상에 하의를 걸치지 않은 티셔츠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나타나 음란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 이 남성은 30초가량 몹쓸 퍼포먼스(?)를 한 뒤 사라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 양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을 통해 용의자 김모 씨(24·음식점 종업원)의 신원을 파악한 뒤 26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속초의 여러 학교 주변에서 100여 차례에 걸쳐 여학생들에게 알몸을 보여주고 도망가는 '바바리맨'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인터넷 미니 홈피를 통해 A 양의 연락처와 학교를 파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정신 병력은 없지만 노출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특이 성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의 신고가 없다보니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범행이 대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속초경찰서는 27일 김 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