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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9개월 탈출 황소 2마리 ‘암소 미인계’로 붙잡아

입력 | 2013-09-28 03:00:00

작년말 축사서 도망가 야생생활… 울타리 설치하고 암소 묶어둬 유인




지난해 12월 28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의 한 축사에서 탈출해 야생생활을 하다 9개월 만인 27일 암소(오른쪽)가 있는 철제 울타리에 들어왔다가 붙잡힌 황소 두 마리(왼쪽부터). 김해시 제공

27일 오전 6시 반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공정마을 금병산(해발 270m) 자락. 주민들이 설치해둔 철제 울타리에 황소 2마리가 들어왔다. 생후 9개월이던 지난해 12월 28일 산 아래 김모 씨(56)의 축사에서 탈출한 소들이었다. 9개월 만에 나타난 황소들은 인근 야산에서 풀을 먹으며 생활하다 울타리 안에 있는 암소 때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근 과수원으로 일하러 가던 주민이 이를 보고 울타리의 출입문을 닫았다.

황소들은 송아지 때 탈출한 탓에 코뚜레가 없는 데다 야생에 적응한 상태여서 한동안 심하게 날뛰었다. 119 소방대가 출동해 마취총으로 황소들을 진정시킨 뒤 코뚜레를 꿰어 주인 김 씨에게 인계했다.

공정마을 주민들은 탈출한 황소를 잡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황소가 가끔 마을에 내려왔으나 워낙 빨리 도망갔기 때문. 결국 한 주민의 제안으로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고 암소를 묶어 뒀고 이 아이디어가 적중한 것. 수의사가 진찰한 결과 모두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소 주인 김 씨는 “오랜만에 돌아온 황소를 보니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김해=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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