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80.3x116.7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많은 직장인들이 “일보다 인간관계가 더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은 내가 열심히 한 만큼 정직하게 그 결과를 되돌려주는 편이지만 사람 관계는 이 공식이 성립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랜 직장 생활에서 ‘일’은 언제나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에너지원이 돼주었다. 하지만 직장 내 사람들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스트레스는 “이걸 그만두어야 해? 말아야 해?” 하는 고민을 수없이 불러일으켰다.
나의 실수로 인한 질책은 감내할 만하다. 하지만 이유 없는 질책이나 의도적인 괴롭힘도 있다. “이건 정말 부당해!” 하는 외침과 함께 화가 치민다.
부당함에 대한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던 직장 초년시절, 선배는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월급 가운데 70%는 직장생활 중 사람들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비용으로 주는 거라고. 이 말은 억울한 가슴을 진정시키는 데 얼마간 효과적이었다.
대화 24.2x27.3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대화2 24.2x27.3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기자라는 직업상 다양하고 독특한 인간 유형을 접할 기회가 많던 나는 한때 “인간 공부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 착각이었다. 사람의 유형을 분류하고, 유형별로 행동을 예측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지만 예측불허의 인물은 부지기수였다. 그리고 깨달은 바는 인간 공부는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 직장 내 인간관계를 묻는 한 설문조사에서 50% 이상이 회사에서 선·후배나 동료와 갈등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5% 이상이 그로 인해 직장생활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것도 일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 꼴 보기 싫어 그만두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서비스업종에서 고객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부하 직원에게 풀어버리는 상사를 겪어본 적은 없는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힘들게 입사했는데, 이런 대우를 받고 참고 있어야 하는 건가. 속에선 울화가 치민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사표를 던져버리면 나만 손해 볼 뿐이다. 직장뿐 아니다. 나를 더욱 분노시키는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내 맘을 아프게 할 때다. 나를 가장 위해주어야 할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며 화가 끓어오른다. 그 뿐인가. 그 사람만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 믿었던 인물이 배신감을 안겨줄 때 분노가 치민다.
화날 때 나의 뇌는 ‘파충류의 뇌?!’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저자인 정신과 의사 마크 고울스톤은 분노에 지배당하지 말고 생각과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의 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의 뇌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하며 원시적인 ‘파충류’의 뇌, 좀 더 진화된 ‘포유류’의 뇌, 그리고 ‘영장류’의 뇌, 이렇게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좌) 향기 33.3x45.5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우) 작은새 38x45.5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파충류의 뇌(뱀의 뇌)는 가장 안쪽에 있으며 투쟁, 도피식의 즉각적인 행동과 반응을 하게 한다. 그 뇌를 둘러싼 중간층인 포유류의 뇌(쥐의 뇌)는 감정을 주관한다. 그것을 둘러싼 가장 바깥쪽 영장류의 뇌(인간의 뇌)는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현명하고 도덕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 3개의 뇌는 서로 떨어져 독립적으로 기능하는데,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파충류와 포유류의 뇌가 주도권을 잡고 영장류의 뇌는 힘을 잃는다. 가장 안쪽의 뇌(편도체)가 끓어 넘치는 순간 사고를 관장하는 영장류의 뇌는 통제권을 상실하는 것이다. 누군가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달려든다면 그는 파충류의 뇌에 지배당하고 있는 상태다.
마크 고울스톤은 분노가 일 때는 ‘내 안의 짐승(파충류의 뇌)’을 먼저 진정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란, 파충류의 뇌에서 영장류의 뇌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화난다”, “증오스럽다” 식으로 혼자 있을 땐 큰소리로 이름을 불러도 좋다. 감정의 정체를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빨리 감정을 제어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미국 UCLA의 매튜 리버만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면, 편도체가 거의 즉시 진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일단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이성적인 영장류의 뇌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해주는 셈이다. 다음엔 눈을 감은 채 천천히 깊은 호흡과 함께 감정을 발산하며 자신의 뇌를 한 단계씩 ‘패닉 상태’에서 ‘통제 상태’로 끌어올린다.
분노가 끓어오를 때는 일단 심호흡을 세 번 하자
‘분노가 죽인다’의 저자 레드포드 윌리암스는 화가 날 때마다 ‘적대감 지도’란 프로세스를 따라 내적 대화를 하라고 한다.
① 지금 상황이 분노할 만큼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고 여기면 ② 나의 분노의 감정은 정당한가?를 다시 묻는다. “그렇다”고 여기면 ③ 그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 답한 경우엔 화를 줄이기 위해 나 자신을 설득한다.
그래도 화가 난다면 분노 감정을 비켜가는 전략들을 활용해본다. 저자가 제안하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생각 중단하기’다. 말 그대로 적대적인 감정이 느껴지면 “멈춰(stop)”라고 외치는 것이다.
집으로 112x162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화가 났을 때 위의 몇 가지 프로세스를 머리에 떠올리며 의식적으로 그 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자극에 바로 반응하는 ‘파충류의 뇌’에서 이성을 지닌 ‘영장류의 뇌’로 옮겨가는 효과가 있다.
펄펄 끓어오르는 분노는 잠시 시간을 두고 한차례 식히는 것이 최선이다. 펄펄 끓어오를 때 보이는 감정적 대응은 후회스런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위의 방법도 어렵다면 누군가에게 열 받았을 때 그 자리를 잠시 떠나자. 그렇게 하기 힘들 때는 곧바로 대응하지 말고 심호흡을 천천히 세 번 하거나, 속으로 열까지 세고난 뒤 대응하는 것이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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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국포럼 비즈니스코칭센터 파트너 코치. 서강대 불어불문학과,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전략 커뮤니케이션 전공) 졸업. 조선일보 여성잡지 기자와 ‘마리끌레르’ 편집장으로 밥 먹듯 야근하며 ‘일중독’으로 살아가다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가슴 속 절박한 울림을 들었다고 한다.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다가 코칭에 빠져들었다. 인생 최대 ‘셀프 힐링’을 하면서 전문코치로 변신. 전문코치가 된 후에는 열심히 일하면서도 삶에 소중한 것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게 되었다. ‘일과 삶의 균형 잡기’를 절실하게 체험한 까닭에 일에 매달리다 삶의 균형이 깨어진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을 안내해주는 전문코치로 ‘열렬히’ 활동하고 있다. 여러 기업에서 리더십과 코칭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 KPC, ICF 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 ACC와 PCCC 및 한국액션러닝협회 인증 액션러닝코치 ALC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uuttmi@hanmail.net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인사아트센터 ‘부재의 충만전’ 등 개인전 6회.
벨기에 라인 아트페어전, 서울베를린뉴욕 3개국 순회전 등 그룹전 다수.
4회 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 특선.
5회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특선.
현재 한국미협, 고양미협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