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말상초, 심리학으로 풀어줬더니 고무신들이 더 호응해 주던데요”
올해 3월 예비역 병장으로 제대한 뒤 군복무 중 병사들의 심리상담 경험을 토대로 책을 펴낸 여인택씨. 그는 현재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책이있는풍경 제공
군 생활 중 생기는 어려움과 고민을 풀어주는 ‘알면 인정받고 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책이있는풍경)이 출간됐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올해 3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미국 유학생이다. 중학생 시절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시간대 심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여인택 씨(24)다. 25일 국제전화로 그를 인터뷰했다.
여 씨는 2011년 6월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했다. 군복무 중 우수 분대장 및 솔선수범 공로로 7차례나 표창을 받았다. 그는 대전차 유도화기 운용병이었지만 입대 동기보다 한두 살 많은 나이와 심리학 전공을 살려 고충상담병 역할도 했다. “군 복무에 적응 못하는 관심사병을 만나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자신이 처한 문제로 고민하는 병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에게 심리학 이론을 곁들여 상담을 해줬더니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여 씨의 지도교수는 ‘생각의 지도’를 쓴 리처드 니스벳 교수다. 니스벳 교수도 “자기가 활동하는 영역에 심리학을 접목한 건 잘한 시도”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제 책을 읽고 군복무 중인 병사들은 군대가 시간 낭비란 생각을 버리고 세상을 보는 심리학적 안목을 키우고, 군 간부들은 병사들의 구체적 고민을 더 많이 이해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