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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박람회에서 배운다]11만 명 공연 즐긴 예울마루, 전남 동부 문화 산실이 되다

입력 | 2013-09-30 03:00:00

GS칼텍스 사회공헌사업 예울마루




지난해 5월 GS칼텍스가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1100억 원을 들여 조성한 ‘GS 예울마루’가 전남 동부권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GS칼텍스 제공

쪽빛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망을 보게 하고 훈련도 시켰던 곳이라고 해서 ‘망마산(望馬山)’이란 이름을 얻었다.

역사유적지인 망마산이 전남 동부권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GS칼텍스가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조성한 ‘GS 예울마루’ 덕분이다. 예울마루는 70만 m² 터에 1021석의 대공연장과 302석의 소공연장, 기획전시장, 에너지홍보관, 전망시설, 야외무대, 잔디마당, 해안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공식 지원시설로 지정돼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했던 예울마루는 개관한 지 1년 만에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문화예술의 파도(너울)가 넘실대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프랑스의 설계자 도미니크 페로의 콘셉트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예울마루에서 열린 공연(115회)과 전시(11회)를 관람한 총 인원은 11만 명. 30만 명인 여수 시민 3명 중 1명이 예울마루에서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낀 셈이다. 공연장만을 기준으로 하면 연 7만4000여 명으로 전국 문예회관 관객 평균 2만9000여 명, 전남 평균 1만9000여 명에 비교해 훨씬 많다. 품격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 가깝게는 순천이나 광양, 멀게는 서울까지 가야 했던 문화 불모지 여수가 전남 최고의 문화예술 산실로 거듭난 것이다.

예울마루는 올 1월 전남지역 최초로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연해 4회 연속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4월 서울시향 연주회 티켓 오픈 첫날 인터파크에서 클래식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루에도 수백 개씩 새로운 공연이 올라오는 클래식 음악 시장에서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대공연장은 무대에서 객석 맨 뒷좌석까지 거리가 21m로 가까워 공연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고른 음향 전달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예울마루는 대중성 있는 공연이나 흥행성 위주의 작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클래식의 경우 객석 채우기가 어렵지만 문화예술 저변 확대 차원에서 공연을 강행한다. ‘멋진 관객이 되는 법’, ‘찾아가는 문화 강좌’ 등 공연·전시 관람 예절 교육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지역 예술가를 적극 후원하고 지역의 문화소외 계층에 대해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첼리스트 양성원을 필두로 연주자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음악 영재들에게 마스터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2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수 출신 문지영 양을 후원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화 나눔’이다. 문화 소외계층의 관람 지원을 위해 기획공연과 전시의 5∼10%를 ‘나눔’으로 채우고 있다. 지금까지 소외계층 2111명이 예울마루의 기획공연과 전시를 관람했다. 이승필 예울마루 관장은 “희망, 행복, 힐링의 요람이라는 비전 아래 GS칼텍스의 사회공헌활동 모토인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을 실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예술문화 주유소이자 충전소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