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커토픽] 전북 닥공 실종사건…‘케공’만 남았다

입력 | 2013-09-30 07:00:00

전북 현대는 29일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극심한 빈공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전북 케빈(위)의 슛을 수원 수비수가 육탄방어하고 있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전북이 ‘닥공’ 못하는 이유

루이스·에닝요 이적…이동국 부상 공백
케빈 의존도 커지고 패스의 질도 떨어져
수원 수비에 막혀 0-0…이승기 복귀 희망

최강희 감독이 전북 현대로 복귀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다. 최 감독 복귀 후 팀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기록상으로는 분명 업그레이드 됐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전적은 9승5무2패(정규리그 기준). 중위권을 맴돌던 순위가 껑충 뛰어 리그 2위다. FA컵에서도 결승에 올라 내심 ‘더블’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최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시즌 중간에 오다 보니 경기운영이나 질을 높이기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이나 전체 밸런스를 맞추는 데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하다보니 사실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경기라고는 볼 수 없다. 한 마디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승하겠다고) 떼를 쓰고 있는 거다.”

● 약해진 닥공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과 수원 삼성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0라운드가 현주소였다. 전북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2∼3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못 살리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공격전개 작업이 매끄럽지 못했다. 과거 전북은 루이스와 에닝요, 이동국 등으로 이어지는 공격템포가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그야말로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상대는 전북의 공격이 두려워 함부로 수비를 비우고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루이스, 에닝요가 팀을 떠나고 이동국, 이승기가 부상으로 개점휴업하면서 루트가 단순해졌다. 힘 좋고 파이팅 넘치는 케빈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롱 볼이 많았다. 공격수의 머리나 발을 보고 정밀하게 올리는 크로스도 적었다. 중원에서 이어지는 짧은 패스의 질도 수준급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물론 이는 수원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한 탓도 있다. 수원은 이날 왼쪽 풀백이던 홍철을 오른쪽 풀백으로 포진시켜 전북 레오나르도를 집중 마크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비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과거 전북은 수비 위주의 팀도 강하게 두들길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최 감독 역시 “우리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후반에 승부를 걸고 모험적인 경기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 요구해도 우리 자체가 힘이 약해져 있는 상황이다”고 안타까워했다.

● 이승기 복귀 기대

전북은 이동국의 부재가 무엇보다 아쉽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공격 쪽에서 변화를 주거나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골을 전방에서 받아주고 연결해 주는 게 매끄럽지 못하다”고 했다. 이동국은 복귀까지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 언제까지 이동국만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최 감독은 허벅지 부상에서 곧 돌아오는 이승기와 기존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승기는 2∼3일 안에 팀 훈련에 합류할 전망이다. 다음 달 9일 울산 현대와 홈경기 교체출전도 가능하다. 이승기가 합류하면 공격이 한층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감독은 “지금 선수들도 잘 해주고 있으니 올해는 이들을 믿고 가면서 승부를 걸어봐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