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농협이 낸 ‘협력사업비’… 세입 편성 안해 어디 썼는지 불투명市 “문화사업-亞경기 지원에 사용”
“인천시가 시 금고로부터 매년 받는 협력사업비는 사실상 베일에 가려 있는 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천시의 한 간부 직원은 30일 신한은행과 농협 등 시 금고로부터 매년 받아쓰고 있는 이른바 ‘협력사업비’를 이렇게 평가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6월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지시에도 불구하고 시 금고 지정 은행으로부터 수백억 원의 협력사업비를 받아 ‘생색내기 사업’에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해의 경우 제1금고 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136억7000만 원, 제2금고인 농협으로부터 14억8000만 원의 협력사업비를 받았다. 또 세입으로 잡히는 출연금 명목으로 제1금고에서 65억 원, 제2금고로부터는 5억 원을 징수해 총 221억5000만 원을 거둬들였다.
협력사업비 세부사용 명세의 공개를 꺼리던 시는 최근 2011년부터 2013년 7월까지의 협력사업비 내용을 공개했다.
이 기간 지역 문화사업 지원이란 명목으로 매년 15억∼17억 원씩 총 47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문화사업 내용과 금액 지원 등 세부 명세의 공개는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이 밖에 아시아경기대회 후원 70억3000만 원, 세정시스템 지원 23억 원,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에 총 42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협력사업비 집행 경로를 시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세 시장 측근이 대표로 있는 기관이 올해 쓸 사업비 지원 내용과 규모 등을 신한은행과 농협에 제출하면 이들 은행에서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반면 시 세정과 등 예산관련 부서는 이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안전행정부 등 정부는 지난해 6월 협력사업비 세입편성 의무화 등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의 경우 2012년 감사원 감사에서 시 금고 지정 은행으로부터 협력 사업비를 받고 이를 세입 조치하지 않은 채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협력사업비를 세입 처리하도록 제도를 뜯어 고쳤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협력사업비의 즉시 세입 편성이 어렵다면 사용처를 세세하게 밝히고 인천시민과 서민을 위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