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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공연 티켓통합전산망 추진, 이제 첫 단추 끼워졌을뿐…

입력 | 2013-10-01 03:00:00


서울과 수도권 공연장의 티켓 판매 정보를 집계해 보여 주는 전산망이 내년 초 마련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작업에 착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 박평기 팀장은 “우선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 20개 공연 시설의 티켓 판매 시스템을 연계할 것”이라며 “전국 1000여 개 공연장으로 전산망을 확대하는 데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공연시장 총매출은 약 4500억 원으로 1년 새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시장 매출은 그 60%에 이르는 약 2700억 원. 그러나 이것은 인터넷 예매 업체 인터파크가 내놓은 추정치다. 작품별 흥행 통계를 비롯해 국내 공연 시장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자료는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었다.

이번 통합전산망 구축 결정은 반가운 변화다. 하지만 갈 길이 까마득하다. 무엇보다 먼저 공연계 종사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매출 데이터 관련 취재를 할 때마다 들은 반문은 “질문의 저의가 무엇인가”였다. 최근 관람한 연극에서는 무대 위 배우가 “공연예술을 상업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한 공연 관계자는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 “폐쇄적이고 변화를 꺼리는 공연계 분위기를 이해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으로 묻고 싶다. 티켓 판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어째서 ‘달갑잖은 변화’로 이해하는지. 숫자에는 어떤 저의도 없다. 잘 해석하고 판단해 긍정적 변화를 위한 근거로 사용하면 그만이다. 첫 단추가 겨우 끼워졌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