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첫 전국기능대회 출전한 금오공고 오경일군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국내 기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 15년 이상 경력과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가진 사람만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다. 금오공고 3학년 오경일 군(19·사진)의 꿈도 같다. 그는 2010년 9월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이다. 고향은 함북 회령. 1개월 동안 중국,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남한에는 2005년 탈북한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 군은 탈북자 정착지원 기관인 경기 안성시 하나원을 나와 어머니와 함께 경북 구미시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중학교 5학년(남한의 고교 1학년)까지 다닌 오 군은 공부를 하기 위해 집 근처 구미전자공고를 찾았다. 그러나 이미 입학전형이 끝난 상태라 다시 금오공고의 문을 두드렸다. 막상 입학은 했지만 오 군은 막막했다. 진로 계획은 물론이고 당장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그때 이 학교 이창열 교사를 만났다. 이 교사는 학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던 오 군을 실습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밀링머신(공작기계)의 작동법을 알려준 뒤 실습을 시켰다. 오 군은 생전 처음 본 기계를 어렵지 않게 조작했다. 이 교사는 오 군이 손재주가 좋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조건 기술을 배우라”고 권했다.
그 후 2년간 오 군은 금형(부품의 틀을 만드는 작업) 공부와 실습에 매달렸다. 재주는 있었지만 남들에 비해 처지는 국어, 영어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밤을 지새웠다. 그 결과 올 4월 열린 경북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9월 30일 시작된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탈북자 출신으로 지방 및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것은 오 군이 처음이다. 오 군의 꿈은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더 나아가 ‘최고의 금형 전문가’가 돼 대한민국 명장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오 군은 “북한에 있을 때는 희망이 없었다”며 “이제는 국가대표와 명장이라는 꿈을 이뤄 대한민국의 당당한 일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