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인수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당부
성남시의 성남일화 인수가 전격 발표된 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연습경기를 마치고 만난 안익수 감독의 표정은 복잡 미묘했다. 안 감독은 취재진에게 먼저 물었다.
“구체적인 향후 계획도 오늘 함께 발표가 됐나요?”
안 감독의 걱정도 일리는 있다. 성남시가 성남일화를 인수하고 정상적으로 시민구단으로 전환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자칫 향후 인수 과정에서 삐걱거리면 성남일화만 치명타를 맞는다. 그 때 가서 다른 지자체를 찾을 여유가 없다. 성남일화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안산시에 또 손을 벌릴 수도 없다. 팀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
안 감독은 “성남의 역사를 이을 수 있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언론이 앞으로 (성남시의 구단 인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역할을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감독의 쓴웃음은 현재 그의 처지와도 무관치 않다. 안 감독은 작년 말 부산과 계약기간이 2년 남았음에도 성남으로 팀을 옮겼다. 성남 박규남 사장이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설득하는 촌극도 있었다. 하지만 어렵게 팀을 옮긴 지 1년도 안 돼 안 감독은 자신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성남시가 향후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하면서 코칭스태프가 그대로 승계될지 불투명하다.
안 감독은 구단 관계자에게 “법정 스님처럼 나도 이제 다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씁쓸하게 말했다. 허투루 들리지 않는 농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