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세든이 2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특유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세든은 14승째를 수확하며 다승 공동선두로 나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전 5.1이닝 6K 무실점 피날레
한국무대 첫 시즌서 2점대 방어율
멋진 피날레 등판이었다.
SK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30)이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4승(6패) 고지에 올랐다. 다승왕 판도를 안개 속으로 몰고 가며 방어율도 2점대로 끌어내렸다.
가장 큰 위기는 5회였다. 첫 타자 백용환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긴 했지만, 갑자기 제구력이 흔들리며 박기남과 이범호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팀 타선이 5회까지 6점을 뽑아줘 여유가 있었지만, 큰 것 한방이면 게임의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타석에는 KIA 4번타자 나지완. 그러나 세든은 침착했다. 흔들리지 않고 나지완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세든은 이로써 14승을 챙겨 삼성 배영수와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배영수는 3일 사직에서 롯데 유먼과 선발 맞대결한다. 유먼 역시 13승을 거두고 있어 3일 두 투수의 선발등판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다승왕의 주인공이 가려질 전망이다. 배영수가 1승을 추가한다면 15승으로 다승 단독 1위가 되지만, 때에 따라선 배영수-세든-유먼이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할 수도 있다.
경기 후 세든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해서 기쁘다. 한국에 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시즌을 보냈다. 조인성, 정상호와 항상 좋은 수비를 보여준 야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