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NC 이재학(왼쪽 사진)과 두산 유희관. 프로야구 현장의 코치, 선수들은 압도적으로 이재학의 신인왕 등극을 예상했다. 스포츠동아DB
■ ‘이재학 vs 유희관’ 각 구단 코치·투수·타자 대상 설문
21명 중 20명 “최고 신인은 이재학”
이강철코치 “타 팀에 있어도 에이스”
김진우 “야수 도움없이 10승 놀라워”
준PO 1차전때 기자단 투표로 선정
‘팀 4강견인’ 유희관과 실제대결 관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는 넥센 박병호(27)의 2연패가 유력한 분위기다. 지난해 홈런·타점·장타율의 3관왕을 차지하며 첫 MVP에 등극했던 박병호는 2일 현재 홈런·타점·득점·장타율·출루율 등 공격 5개 부문 1위를 질주하며 MVP 2연패에 바짝 다가섰다. 그렇다면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며 신인왕은 NC 이재학(23)과 두산 유희관(27)의 양자대결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2일 각 구단 코치 1명과 투수·타자 1명씩을 대상으로 신인왕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두 선수의 소속팀 NC와 두산을 제외한 7개 구단, 총 2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 이재학, 21표 중 20표 몰표
총 설문대상자 21명 중 20표, 약 95%%의 응답자가 올 한 해를 가장 빛낸 신인으로 이재학을 꼽았다. 예상 밖으로 일방적으로 이재학에게 표가 몰렸다. 이재학은 2일까지 올해 27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선발로만 10승을 거두며 5패1세이브, 방어율 2.88을 마크했다. 40경기(선발 18경기)에서 10승(2구원승 포함)6패1세이브, 방어율 3.48을 기록한 유희관과 승수는 같지만 방어율 등 세부 기록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는 “팀 성적을 제외하고 개인 실력만 봤을 때 이재학은 정말 뛰어난 투수다. 다른 팀에 있어도 충분히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같은 투수인 KIA 김진우는 “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수들의 도움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도 10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며 이재학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한화 이대수는 “재학이는 두산에 있을 때부터 공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NC에서 확실히 실력을 발휘했다. 우선 공 자체가 좋다”고 칭찬했다.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은 올 한 해 프로야구 현장을 지킨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단의 투표로 선정된다. 순수하게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평가하기 위해 포스트시즌 개막 전에 후보를 선정하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 투표를 진행한다. 개표는 포스트시즌이 모두 끝난 뒤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이재학에게 몰표가 쏟아진 코치·선수들의 생각과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이재학을 꼽은 응답자들이 지적했듯, 이재학은 ‘신생팀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유희관과 마찬가지로 ‘중고 신인’이지만, 이재학은 올해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신생팀 NC 소속이라는 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 롯데 송승준이 “팀 타선의 도움도 많지 않은데 10승을 거두고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더구나 신생팀이라는 상징성도 있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반면 유희관은 페넌트레이스 초반 하위권에 처졌던 두산을 4강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에이스 니퍼트의 부상 등 외국인투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할 때 두산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성과로 볼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