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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의 두 자릿수 홈런에 담긴 의미

입력 | 2013-10-03 07:00:00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무사 1, 2루에서 한화 김태균이 LG 우규민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치겠죠. 10홈런은 쳐야죠.”

한화 김태균(31)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목표가 분명히 있지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27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날린 뒤 두 자릿수 홈런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실 김태균에게 올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은 한 해였다. 주장 완장을 찬 첫 해 팀이 개막 13연패에 빠지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했고, 팀의 저조한 성적에 대한 죄책감으로 타석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기에 8월 22일 대전 KIA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 갈비뼈를 다쳐 한 달 가량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미 팀 순위는 최하위로 결정난 상태. 그러나 그는 쉬면서도 쉬지 못했다.

“도저히 이대로 시즌을 끝낼 수 없었다”는 김태균은 결국 다시 방망이를 잡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지 34일 만인 지난달 25일 대전 LG전을 통해 복귀했다. 그는 컴백 이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일까지 6경기에서 타율 0.381에 홈런도 2개나 쏘아 올렸고 5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한 가지 남은 과제를 위해 더욱 고삐를 조였다. 바로 시즌 10홈런. 김태균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2010~2011년 일본 지바롯데 시절 제외)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올해 그 명맥이 끊길 위기였지만, 시즌 2경기를 남겨놓고 마침내 성공했다. 2일 잠실 LG전에서 2-6으로 뒤진 3회 무사 1·3루서 우규민을 상대로 추격의 3점 홈런을 때려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짐작케 한 큰 아치(비거리 125m)였다.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김태균은 “내 개인성적보다 (한해도 거르지 않고 두 자릿수 홈런타자를 배출했던) 팀 역사가 끊길 뻔했는데, 팀의 자존심을 지킨 것 같아 다행”이라며 “쉬면서 체력적으로 올라왔고 덕분에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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