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때 본인車로 출근하다 사고났다면 업무상 재해일까?

헌재 “업무상 재해 아냐… 産災 제외 합헌”

직장인 산업재해 인정 어디까지?

2011년 7월 폭우가 쏟아지던 날 이른 아침에 한 방송국의 기술국장이던 양모 씨는 사업주로부터 비상소집 지시를 받았다. 오전 8시 25분에 양 씨는 집 앞에 세워 둔 승용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앞길을 지날 때 우면산 일대의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양 씨는 사지마비 진단을 받았다.

이후 양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했지만 공단은 ‘산재보험법상 사업주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며 거부했다.

억울한 양 씨는 서울행정법원에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양 씨의 신청에 따라 산재보험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사업주의 지시를 받고 출근하다 다친 양 씨는 과연 ‘산업재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2일 산재보험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헌법불합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법불합치가 1명 많지만 위헌이 되려면 재판관 9명 중 3분의 2인 6명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는 현행 법률이 계속 유효한 것이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