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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 DNA’ 삼성… 프로야구 새 역사 썼다

입력 | 2013-10-03 03:00:00

3연속 한국시리즈 직행… 류중일 감독 “유독 힘들었던 시즌”
넥센, NC 꺾고 2위로 껑충… 3연패 LG는 3위로 미끄러져




프로야구를 시작한 이래 ‘왕조’라 불리는 팀들이 있었다. 초창기 해태(현 KIA)가 그랬고 1990년대 후반에는 현대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그 뒤는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의 전성시대였다. 지난해까지 31년 동안 이 세 팀이 절반이 넘는 17번(54.8%)이나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어떤 팀도 정규시즌을 내리 세 차례 제패하지는 못했다. 100경기가 넘는 장기 레이스에서 3년 연속 맨 앞자리를 지킨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SK 이후 권좌를 지키고 있는 삼성은 달랐다. 삼성은 2일 사직 방문경기에서 롯데를 9-2로 꺾고 75승 2무 50패(승률 0.600)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냈던 삼성은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려 볼 수 있게 됐다.

삼성이 정규시즌 3연패를 이룰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두꺼운 선수층. 올 시즌 삼성은 조동찬 진갑용 채태인 배영섭 등 주전급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고 주포 이승엽마저 노쇠한 기미를 숨기지 못했지만 고비마다 ‘미친’ 선수들이 등장하며 빈자리를 채웠다. 이날 사직 경기에서도 팀 최다인 3타점을 올린 타자는 올 시즌 초까지 후보 선수에 가까웠던 정형식이었다.

삼성 구단은 “세계적 수준의 재활 시설로 손꼽히는 삼성트레이닝센터(STC)와 함께 최첨단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를 갖추면서 하드웨어를 완비했다. 여기에 35억 원을 들여 야구정보시스템 ‘스타비스’를 개발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애쓴 결과가 ‘시스템 야구’로 이어졌다”며 “덕분에 계속해서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정규시즌 3연패를 자평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부상 선수들이 많았고 외국인 선수 교체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유독 위기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고비마다 주장 최형우를 중심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줘 고맙다”며 “왼쪽 손목 수술을 앞둔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한국시리즈 출전이 어려울 것 같지만 이승엽 조동찬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주장 첫해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돼 영광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마산에서 NC를 2-1로 꺾은 넥센은 잠실에서 한화에 8-11로 진 LG를 끌어내리며 2위로 올라섰다. 광주에서는 SK가 KIA에 9-0 대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