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검찰총장 낙마 2차대전 이후 1명뿐美, 죽어서야 물러난 ‘종신 FBI 국장’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권력 기관장은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대체로 정치적 독립성과 임기를 보장받고 있다.
미국은 능력만 있으면 기관장들이 임기에 관계없이 장기 근무하는 사례가 흔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두 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12년 동안 자리를 지킨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2001년 9·11테러 직전인 9월 4일 6대 FBI 국장에 취임한 그는 FBI를 범죄척결기관에서 대테러방어기관으로 확장하고 전환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2월 취임 후 그의 임기 10년을 보장했을 뿐만 아니라 2011년 그의 임기를 2년 연장했다. 뮬러 국장은 지난달 4일 12년간 재임 한 뒤 제임스 코미 후임 국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존 에드거 후버 전 FBI 국장(1895∼1972)은 1924년부터 사망한 1972년까지 48년간 재직해 ‘종신 FBI 국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영국의 해외정보를 담당하는 외교부 산하 비밀정보국(MI6) 초대국장을 맡은 맨스필드 스미스커밍은 1909년부터 1923년 사망할 때까지 14년 동안 조직을 이끌었다. 2대 국장인 휴 싱클레어는 16년, 3대 스튜어트 멘지는 13년을 이끌었다. MI5 초대국장인 버넌 켈도 1909년부터 1940년까지 31년간 재임했다. 1989년 보안부법, 1994년 정보부법이 제정된 이후로는 두 기관의 국장은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5년간의 임기를 맡고 있다.
일본은 정권이 교체되면 각 행정부처의 장관과 부장관, 정무관 등 국회의원들이 차지하는 이른바 정무직은 일제히 교체된다. 하지만 공무원 신분이 보장되는 주요 권력 기관장은 관례에 따라 2, 3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특히 검사총장(검찰총장)은 2010년 오사카(大阪) 지검 특수부의 증거조작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6개월 만에 물러난 오바야시 히로시(大林宏) 총장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중도하차 사례로 기록될 정도로 정치권의 외풍을 타지 않는다.
워싱턴=신석호·파리=전승훈·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