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의 3연패 키워드는 단연 ‘혁신’이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처음 지휘봉을 잡자마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궜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매티스와 저마노의 역할이 컸다. 두 선수는 각각 5승씩 10승을 합작했고, 둘 다 평균자책점은 2점대였다.
올해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류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으며 한 해의 씨앗을 뿌리는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중간계투의 핵심인 정현욱은 LG로 이적했고, 권오준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미 한두 군데 구멍이 난다해서 무너지는 팀이 아니었다. 이번엔 시스템이 삼성을 뒷받침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투수 안지만이다. 안지만은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렇지만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의 체계적인 관리를 바탕으로 올 시즌 6승 22홀드로 맹활약했다. 몇 해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배영수는 올해 14승을 거두고 있다. 배영섭, 정형식, 이지영, 심창민 등은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에서 자라난 선수들이다.
다시 한 번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모험을 택한 삼성은 올해는 용병 덕을 보지 못했다. 이승엽과 진갑용, 조동찬, 김상수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유독 많았다. 하지만 두꺼운 선수층은 이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았다. 삼성에서 백업멤버였던 현재윤(포수)과 손주인(내야수)은 현재 LG의 주전 멤버로 뛰고 있을 정도다. 삼성 선수단에는 ‘우리가 최고’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친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