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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 지혜]한 켤레 팔면 한 켤레 기부… 공유가치창출 기업일까?

입력 | 2013-10-04 03:00:00


한 켤레를 팔면 한 켤레는 가난한 나라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슈즈’는 성공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회사다. 기업의 이익에서 약간을 떼어 내 사회에 기부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한 사례여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런 탐스슈즈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탐스슈즈는 분명 신발 판매를 통한 경제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면서 ‘저개발국에 신발 기부’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부할 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에 탐스슈즈 신발을 산다. 소비자는 ‘기부 행위’에 동의했고 구매 활동과 기부 활동을 동시에 한다는 생각으로 신발을 샀기 때문에 설사 가격이 오르더라도 쉽게 구매 의사를 철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탐스슈즈는 CSV 기업이 될 수 없다. CSV 모델은 최종 상품가격 내에 기부금을 포함하지 않으며 기부를 전제로 상품을 판매해서도 안 된다.

만약 탐스슈즈가 CSV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저개발국가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현저히 낮은 가격대의 신발을 혁신적으로 제조하고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저개발 국가의 소비자들에게 사회적 혜택이 돌아가면서 이를 공급하는 신발업체도 이윤을 창출해야 진정한 CSV 사례로 분류할 수 있다.

탐스슈즈는 신발 기부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CSV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공유가치를 창출하려면 상품과 시장을 혁신하거나 지역 클러스터를 개발하는 등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김태영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 교수 mnkim@skku.edu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timothydho@impactsqua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