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교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합의→파기 악순환 하는 협상 안해”韓-美 “대북정책 재강조한 것일뿐”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 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변하는 북한에 대해 “먼저 비핵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도 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역으로 응수한 것이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 비핵화 시 ‘불가침 협정’ 체결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6자회담 당사국들은 이 점을 명백하게 해왔다고 생각한다”는 전제를 밝히고 ‘불가침 협정’을 언급했다. 2005년 9·19공동성명 1항은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명시한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것이다.
전문가들은 케리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 대화하겠다”는 기존 대북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상원의원 출신 정치인 장관의 수사(修辭)로 보고 있다.
케리 장관의 이날 ‘불가침 협정’ 발언은 1997년 이후 16년 만에 미국과 일본이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 분담을 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착수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그는 먼저 “북한은 법치의 기준이나 국제적 행동규범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국가”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 미국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한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한 미 대사관은 4일 케리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의 방침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미국의 오랜 정책 방향을 단순히 반복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