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안현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의 인기는 여전히 최고였다.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 이후 국내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금메달을 획득한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는 안현수에게 환호하는 열광적인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까지 태극 마크, 한국 국가대표 한번 더 하고 싶어했는데 결국 못하고 러시아 가셨잖아요. 선수 본인이 선수로서 더 뛰고 싶어서 바꾼 국적이니… 저희로선 응원할 수밖에요.”
이들에 따르면 안현수의 팬들은 어린 10대-20대 초반 팬부터 40대-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분포한다. 토리노 올림픽 때부터 응원한 팬이라 해도 햇수로 8년째, 그 이전부터 10여년을 한결같이 응원해온 팬들도 있다는 설명이다.
“안현수 선수를 응원하는 함성이 정말 커요. 어떤 사람들은 그냥 외국인 선수일 뿐이라고 하지만…그렇지 않잖아요? 저희 말고도 안현수 선수의 팬들이 많다는 사실을 실감했어요.”
안현수는 2011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전격적인 러시아행을 선언했다. 이후 8월에는 귀화를 선언하고, ‘빅토르 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팬들은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 처음 갔을 때는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며 많이 속상해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상해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금메달을 언급하자 목소리가 단번에 들뜬다.
“그때 상해 갔었거든요. 1500에서 금메달 땄잖아요. 팬들이 다 같이 엉엉 울었어요. 정말 잘 이겨냈다는 생각밖에 안 들고…팬들 중에도 가망없다고 생각한 사람들 있었거든요.”
경기 후에 이들을 다시 만나진 못했지만, 아마 5일 경기 후 팬들의 얼굴은 또다시 눈물 범벅이 됐을 것이다. 안현수가 이날 1500m에서 동메달,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안현수는 경기 후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치는가 하면, 시상식에서는 양손을 번쩍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안현수의 팬들은 소치올림픽이 마지막 무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