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동아일보 DB
이한빈 안현수
"(안)현수 형은 토리노올림픽 3관왕 당시의 실력을 회복했다고 봅니다."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한빈(25·서울시청)이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에 대해 호평했다.
러시아 귀화 이후 한국에서 첫 국제대회를 치른 안현수는 경기장을 가득 채운 5000여 관중 앞에서 '돌아온 쇼트트랙 황제'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안쪽 바깥쪽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코스를 공략하는 능란한 경기운영과 절묘한 코너링은 안현수가 3관왕을 차지했던 지난 2006 토리노올림픽 당시의 환상적인 역주를 연상시켰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 이한빈은 과거 성남시청 시절 안현수와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경기 후 믹스드 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한빈은 안현수에 대해 "제 롤모델"이라며 여전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안)현수 형의 기량은 저랑 같이 뛸 때보다는 훨씬 올라왔습니다. 토리노 때만큼 회복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에 비해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어느 종목, 어느 선수도 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000m에서는(안현수에게) 부족하지만, 1500m는 해볼만합니다. (안)현수 형 외에 역시 찰스 해믈린(캐나다)이 최고 경계 대상입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충격적인 '노 골드'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한빈이 1500m에서 은메달, 박세영이 1000m와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계주에서는 뜻하지 않은 불운이 겹쳐 5위에 그쳤다. 이제 남은 대회는 소치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는 3-4차 월드컵 뿐이다. 하지만 이한빈은 담담하게 각오를 다졌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