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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6~8주까진 감기 - 피임약 먹어도 태아에 큰 문제없어

입력 | 2013-10-07 03:00:00

■ 10일은 임산부의 날… 임신기간 허용되는 것-피할 것들




임신 초기에 임신부들은 음식, 치료, 약물과 관련된 속설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음식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고 골고루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임신부가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의사와 상담하는 모습. 제일병원 제공

‘떡볶이 먹으면 안 되나요? 생선회는요? 치아 치료는 해도 되나요? 인터넷에 보니 수박도 먹지 말라던데….’

진료실을 찾은 임신부들이 궁금해하며 흔히 묻는 항목들이다. 임신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는 순간 임신부는 수많은 속설을 듣는다. 특히 먹으면 안 된다는 음식이 많다. 대부분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다. 각종 진료나 약물도 마찬가지다. 감기약은 먹어도 되는지, X선 사진은 찍어도 되는지 헷갈린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신부가 궁금해하는 음식, 치료, 약물 등 속설에 대해 알아봤다.

○ 음식,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

임신부들이 먹어도 되는지 가장 궁금해하는 음식은 짜고 매운 식단이다. 거기에 인스턴트식품은 물론이고 감 수박 멜론 참외 배 파인애플 복숭아 같은 과일류와 알로에 팥 율무 녹두 생강 등의 채소와 곡물도 포함된다. 생선회 참치 복어 마늘 인삼 술 담배 콜라 커피 식혜 수정과 등도 거론될 정도로 다채롭다.

이 중 술 담배 참치류 외에는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생선회는 장운동성이 떨어진 임신부가 먹고 탈이 나는 때가 많아 되도록 피하라는 음식이다. 임신부에게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 물엿이 많이 들어간 식혜 수정과 등도 전통적으로 젖을 말리기 위해 마시던 것으로 임신 기간 중엔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며칠에 한 번 정도 진하지 않게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금기 음식으로 올라와 있는 수박 멜론 배 복숭아 등의 과일은 오히려 임신부의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과일 외에 채소 호두 잣 등도 변비 해소에 좋다. 특히 자두를 주스로 만들어 먹거나 요구르트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건강에 유익하다. 황한성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참치류 생선은 살에 축적된 수은이 많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며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임신부에게 좋다며 무작정 먹었다가 탈이 나는 때가 많으므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 X선 사진 찍어도 큰 문제 없어

임신 기간 중 치과 관련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자주 있다. 이 중 치주질환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조산 위험이 증가하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황 교수는 “당장 충치 통증이 심하거나 치주질환이 있는 급한 상황이면 다 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 외에 급하지 않은 치과 치료는 미룰 수 있다면 분만 뒤에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또 임신 기간 중 수술은 대부분 미루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급성충수염(맹장염) 수술이나 난소가 꼬여 생기는 응급질환은 당연히 치료해야 된다. 요즘은 전신 마취 외에 척추 마취를 통해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해도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정상 분만할 수 있다.

임신 중 X선 사진을 찍으면 태아에 기형이 생기거나 지능 저하, 백혈병 같은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우려하는 것도 과장됐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X선 촬영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기형 문제가 생기려면 X선 사진을 한 번에 100장 이상 찍어야 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도 한 번 정도는 괜찮다.

○ 감기약 피임약 큰 문제 없어

임신 초기에 모르고 감기약 피임약 같은 약물을 먹었더라도 통계적으로 기형 발생률은 증가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약물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기형이 생길 수 있는 기본기형발생위험률은 3% 정도. 임신 중 약물로 기형이 발생할 확률은 1% 정도에 불과하다.

임신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약은 타이레놀 같은 감기약이다. 타이레놀은 먹어도 안전하다. 임신 중 감기로 열이 오르면 타이레놀 등을 먹어서 열을 낮춰야 한다. 임신 중 고열은 무뇌아나 척추이분증 같은 신경관결손증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한정열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장(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감기 같은 질환은 적극적으로 치료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변비약 소화제 피부연고들은 임신 중 어느 때라도 단기간 사용하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임신 사실을 모르고 피임약을 복용했을 때 태아 기형이나 임신 합병증이 증가한다는 점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다. 피임약 복용 중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임신 6∼8주 이전에 먹었더라도 태아엔 지장이 없다. 결핵 고혈압 간질 천식 정신과적 질환 약물은 전문가와 상담해 용량을 조절하거나 기형 유발 위험률이 낮은 약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임신 기간 중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필수가 아니다. 다만 임신 전부터 임신 초기까지 엽산제는 꼭 복용해야 하고 임신 중기부터 복용하는 철분제 등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