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제주 덕에… 한달만에 ‘완판’도
본보기집 서울 강남까지 진출 서울 서초구 강남역 앞에 마련된 ‘라마다서귀포호텔’의 본보기집 모습. 이 호텔은 8월 말 분양을 시작해 한 달 만에 ‘완판’이 됐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 5월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오픈한 ‘제주오션팰리스호텔’은 올여름 빈방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달에도 257실 규모의 객실은 80% 이상 꽉 찬다. 이곳은 2011년 말 오피스텔로 허가 받아 분양했다가 일반숙박업으로 용도를 변경해 호텔로 문을 열었다. 최철 대표는 “1억 원을 투자한 계약자가 5월부터 월 87만 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간다”며 “새 호텔인 데다 숙박료가 특급호텔의 70∼80% 수준이어서 관광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는 제주 비즈니스호텔 네 곳이 잇달아 분양에 나선다.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맞은편에 들어서는 ‘G호텔’은 10월 말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본보기집을 열고 240실을 내놓는다. 위탁계약을 한 대기업 계열의 특1급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게 눈길을 끈다. 서귀포시 서귀동의 ‘엠스테이호텔’도 이달 중 강남구 매봉역 인근에 본보기집을 열고 330실을 분양한다. 서귀포 혁신도시 ‘J호텔’, 제주시 조천읍 ‘C호텔’도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 호텔들은 대부분 분양가가 1억∼2억 원대로 위탁계약을 한 호텔 운영 전문업체가 운영을 맡아 해준다. 운영 첫해 투자자에게 연 10∼12%의 확정수익을 지급하고 이후 호텔 운영에 따른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을 쓴다.
지난해부터 공중위생법관리법 개정을 통해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도 일정요건만 갖추면 숙박업이 가능해지면서 오피스텔로 허가받은 뒤 호텔로 전환하는 곳도 늘고 있다.
제주 호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숙박시설이 부족하기 때문. 2009년 이후 제주 방문 관광객은 매년 10% 이상 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이미 822만 명을 넘어 처음으로 연간 1000만 명 돌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농어촌 민박시설을 제외한 호텔 콘도 펜션 같은 숙박시설은 2009년 말 2만4300실에서 올 6월 말 2만8600실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럽은 숙박률 60% 선을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올여름 도내 호텔 객실 가동률은 85%를 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190만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이상 늘었고 이 중 중국인은 152만여 명으로 80% 급증했다. 김학권 대표는 “특급호텔보다 싼 10만 원대 중간급 호텔을 중국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 제주에 거의 없다”며 “비즈니스호텔 객실 가동률 70%만 넘기면 연 8%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G호텔 분양 대행을 맡은 계동욱 서반플래닝 대표는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받으려면 호텔을 운영하는 곳이 어디인지,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