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나’ 보고 ‘어떻게 팔까’ 연구 (동아일보 2013년 9월 11일자 B4면)
Q. 나라별로 선호하는 냉장고가 다르다는 결론은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됩니다. 정부는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가의 미래 전략을 수립해 나간다고 하고, 기업은 경쟁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 분석이 뭐기에 모두가 도입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리고 정말 우리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것만이 빅 데이터 분석의 전부는 아닙니다. 서울시의 버스 노선 결정이나 기업의 마케팅 전략들은 모두 다양한 빅 데이터 활용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빅 데이터 분석이란 무엇일까요? 이해하기 쉽도록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최근 통신사가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활용하는 운전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존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하는 내비게이션과 달리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의 주행정보를 통신사의 경로 탐색 서버에서 실시간 분석해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에게 검색 당시의 최적 경로를 알려주고, 비교적 정확한 도착시간을 제공하고 있어 이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가 기업에서만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빅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데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는 10명의 데이터 분석원이 상대편 선수들의 움직임, 선수 개인별 습성, 상황별 공격 패턴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분석 결과를 이용해서 경기에 출전할 최적의 선수와 상황별로 서 있어야 하는 위치까지 선정합니다.
○ 기존 분석과는 데이터의 종류와 양에서 큰 차이
사실 데이터 분석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전체 매출의 80%는 20%의 고객에 의해 발생한다는 ‘80 대 20 법칙’이라든지, 대형마트 계산대 옆에 껌 건전지 같은 생활필수품을 진열해 놓는 등의 마케팅 기법 역시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로 불리는 데이터 분석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물론 빅 데이터 분석이 엑셀 프로그램으로 합계나 평균을 구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산해서 저장하는 기술과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손쉽게 분석한 후 결합하는 기법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고난도의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복잡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고객의 대여 정보와 관심사를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로 평범한 DVD 대여점에서 미국 최고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가 된 ‘넷플릭스(Netflix)’나, 개인의 이력과 기업의 요구 사항을 분석해 정확한 인재와 기업을 추천해 주는 ‘링크드인(Linked in)’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빅 데이터 분석은 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훌륭한 도구입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빅 데이터 분석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 패러다임의 변화를 찾기 위한 도구로도 활용
안병립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정보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빅 데이터 분석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빅 데이터 분석’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다음 ‘빅 데이터 분석’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