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자공고 65% 순위 ↑… “폐지 아쉽다”
전북 종합 1위 전북대사대부고 전북대사대부고는 전북대와 함께 전공희망학과 탐방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과 향후 직업 세계를 깊이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북대사대부고 제공
주민의 교육열이나 경제력이 강남 못지않은 지역. 서울의 대표적 교육특구로 꼽히는 이곳에서 후보들은 교육특구 내실화, 인성교육특구 조성을 내세우며 표심 모으기에 열을 올렸다.
○ 교육특구, 고교평가에서도 강세
선거철마다 여러 후보가 교육특구를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서다. 신종호 서울대 교수(교육학과)는 “일단 한 지역이 교육특구가 되면 만사형통이다. 지역 경제력과 환경, 주민들 학력수준이 덩달아 올라간다”고 했다.
교육특구의 영향력은 올해 동아일보 고교평가에서 다시 확인됐다. 시도별 상위 20위 학교 중 서울(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은 17곳, 부산(해운대 동래 남구)과 대구(수성구)는 각 9곳, 인천(남동 연수구)은 11곳이 교육특구에 편중됐다. 특히 이 중 ‘톱3’는 부산의 1위, 인천의 2위를 제외하곤 모두 교육특구 내 학교가 차지해 최상위권 집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교육특구의 강세는 다양하고 복잡한 대학 입시와 관련이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입시 유형이 많고 복잡하면 정보 확보가 쉽고 분석이 빠르게 이뤄지는 교육특구의 강점이 부각된다.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한 반응과 대응도 교육특구가 탁월하다”고 했다.
교육열과 인프라가 결합해 형성되는 교육특구가 구심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체로 교육열이 높은 고학력 학부모가 환경이 좋고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몰리면서 교육특구 역시 공고해진다. 지역별 경제력 및 학력 격차 심화가 결정적 요인이다.
○ 자공고 폐지에 현장에선 불만
고교평가에선 시도별 상위 20곳에 자율형공립고 21곳이 포함됐다. 지난해 신설된 세종시의 자공고를 제외한 20곳 중 13곳(65%)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올랐다. 청원고(충북 1위), 점촌고(경북 3위), 충남고(대전 4위) 등 최상위권 자공고도 있었다.
이 자공고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2018년을 마지막으로 일반고로 전환된다. 자공고의 우선선발권도 2015학년도부터 없어진다. 고교 서열화를 초래했다는 게 폐지 이유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자공고에 대한 지원 효과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교육현장에서는 불만이 많다. 경북지역 3위에 오른 점촌고 윤정난 교사는 “예산 지원을 믿고 장기 계획에 따라 여러 정책을 세웠다.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제 막 날갯짓을 하려는데 자공고 정책이 폐지돼 매우 난처해졌다”고 했다. 대구 6위인 포산고 이성희 교감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교육 의지와 열정이 있는 학교가 치열한 경합 끝에 자공고로 선정됐다. 낙후된 환경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시점이어서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남녀공학인 서울 반포고의 강요식 교감은 “내신성적이나 연애문제 등 교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긴 하다”면서도 “남녀 학생이 함께 공부하며 서로의 존재성을 인정하고 남학생의 폭력성이 줄어드는 등 학업 외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신진우·전주영 기자 niceshin@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