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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녀’ 논란됐던 서울대 학생회 회칙 개정

입력 | 2013-10-07 03:00:00

성폭력 피해자 중심주의 폐기하고 “상대 동의 없으면…” 개념 구체화
“사건 상황으로 판단” 범위는 축소




2011년 3월 이른바 ‘서울대 담배녀’ 파문을 겪었던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가 성폭력의 범위를 축소하고 피해자 중심주의를 폐기하는 내용의 학생회칙을 통과시켰다. 새 회칙은 남학생들의 주장이 많이 반영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주로 성폭력 피해자인 여학생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성폭력 예방 및 사건 처리에 관한 절차를 담은 사회대 내부 규정 ‘반성폭력학생회칙’은 2002년 개정된 이래 11년 만에 개정됐다. 이번 회칙 개정은 2011년 3월 서울대 학생인 이모 씨(22)가 남자친구가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성폭력’이라고 주장한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발단이었다. 당시 서울대생 사이에서 ‘어디까지가 성폭력인가’ 하는 논쟁이 불붙었고 사회대 학생회 측은 7월 회칙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개정된 회칙에 따르면 성폭력의 범위가 좁아졌다. 기존 회칙에는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라고 규정돼 있지만 이번에 바뀐 회칙에는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적인 언동을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기존 회칙이 성폭력 피해자의 주장이나 요구를 가장 중요시했다면 개정된 회칙에서는 ‘사건 당시 상황’이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로 바뀌었다. 또 가해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가해자’ 대신 ‘가해피의자’로 지칭하도록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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