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 위치한 ‘누리꿈스퀘어’는 IT 연구개발 센터, IT 비즈니스 센터 등 국내 IT 산업의 축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어진 건물이다. 누리꿈스퀘어는 ‘누리꾼들의 꿈이 펼쳐지는 광장’이라는 뜻으로, 이름처럼 많은 초기 IT 기업이나 이미 자리를 잡은 벤처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이들이 여기서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입주 기업 중 하나인 젤리코스터와 젤리코스터 주정인 대표를 만나봤다.
젤리코스터는 지난 2010년 설립된 회사로, SNS 서비스와 모바일 앱 제작, 페이스북용 앱 등을 제작한다. 젤리코스터가 현재 준비하는 서비스는 박람회나 전시회에서 NFC를 활용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박물관 전시 물품에 부착된 NFC 태그를 스마트폰으로 읽으면, 해당 작품에 대한 정보를 음성과 텍스트로 제공한다.
“박물관 사업자 입장에서는 음성 안내 장비나 큐레이터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 기반 시설을 갖추는 비용이 많이 줄어듭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평소 휴대하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정보를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하고요. 이 서비스는 전시회나 박람회에서 더 빛을 보입니다. 전시회에는 부스가 매우 많은데, 부스마다 팸플릿(홍보용 소책자)을 줍니다. 부스가 많으면 팸플릿 양도 많죠. 방문자는 이런 것을 받으면 보통은 버리지요. 그래서 NFC 태그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팸플릿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젤리코스터는 이 서비스를 지난 9월 말 실시했지만, 이 전부터 많은 곳에 도입돼 활용성을 검증받았다. 얼마 전 열린 광주 비엔날레(09.06~11.03)에는 이 기능을 갖춘 포스터와 X배너(설치형 광고판)가 쓰였는데, 방문자는 이를 통해 줄을 서지 않고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이른바 ‘스마트 매표소’다. NFC를 활용한 서비스는 QR코드보다 활용성도 높다. QR코드를 읽으려면 앱을 실행하고 이를 인식하는 등 시간이 걸리지만, NFC 태그는 스마트폰을 가져가는 즉시 인식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젤리코스터의 사업영역은 NFC 분야가 아니었다. 사업 초기에는 ‘버디업’이라는 SNS를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SNS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이 왜 갑자기 NFC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일까? 사실 ‘갑자기’ 바꾼 것은 아니었다.
“사실 저나 저희 젤리코스터 직원들은 전자태그(RFID, NFC 등) 관련 전공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창업할 당시 NFC를 활용한 서비스는 아직 시기상조였습니다. 기술은 있지만, 스마트폰 등의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죠. 2010년 제가 창업한 직후 가장 대세는 SNS였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이것 외에 사업구조를 발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적합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버디업 소셜 다이어리 서비스다. 기존 다이어리 앱은 자신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기록이지만, 버디업은 여기에 소셜 기능을 추가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도 있어 개인정보 개방에 대한 부담도 적다.
“온라인에서의 만남은 가볍고 허무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사람들이 진실되게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버디업이 탄생했습니다. 향후에는 버디업에도 NFC 기능을 접목해 ‘어디를 방문했다, 무엇을 봤다’ 등을 간편하게 남길 수 있는 체크인 형태의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젤리코스터는 최근 스마틴 앱 챌린지(이하 STAC)에도 멘토로 참여해 고등학생 개발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STAC은 중소기업청과 SK플레닛이 일반고 및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고등학생 앱 개발 경진대회다. 젤리코스터는 어떤 계기로 이 행사에 참여했을까?
“젤리코스터는 'K스타트업'이라는 창업 보육 프로그램에서 투자를 받았는데, 이때 K스타트업의 후원기업인 SK플래닛과 알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행사를 알게 됐고, SK플래닛이 학생들을 지도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은 우리를 통해 멘토링을 받고, 우리는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젤리코스터 주정인 대표는 뽀즈, 꿈드림, 만남의 광장, 재미있는 한글공부 등의 팀을 맡았다. 뽀즈는 사진을 찍을 때 재미있는 포즈를 취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화면에 프레임을 띄워주는 앱이다. 이 프레임에 맞게 자세만 잡으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꿈드림은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앱. 예를 들면 색약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화면에 나타난 색상정보를 텍스트로 표현해준다. 만남의 광장은 친구들 사이에 만날 장소와 시간 등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앱이고, 재미있는 한글공부는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자음과 모음, 쓰기 및 발음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앱이다.
“제가 맡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 느꼈습니다. STAC은 올해 3회째입니다. 저는 올해 처음 참여했지만, 이전에도 참여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학교 선배가 이전에 상을 받았으면, 자신들의 기준을 그 이상으로 맞추기 때문에 그만큼 수준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주정인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경험을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인적자원(팀)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저와 창업했던 사람들은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입니다. 워낙 자유분방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모인 터라 창업을 해보자는 포부를 갖게 됐지요. 당시에는 이런 인적자원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창업에는 좋은 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젤리코스터는 창업 4년 만에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주정인 대표는 젤리코스터를 기업다운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경험을 통해 남긴 지식이나 노하우 축적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젤리처럼 유연한 사고로 롤러코스터처럼 짜릿한 서비스를 만들자’는 그들의 슬로건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선전하길 바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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