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로 변질… 납품업체에 큰 부담… 작년 기본장려금으로만 1조 지급공정위, 매대-성과장려금은 인정… 유통업계 “실상 모르는 조치” 반발
공정위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대규모 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통업체에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신상품이 출시되거나 매장 내 진열을 할 때 좋은 자리에 진열하는 등 신경을 더 써 달라는 의미로 주는 일종의 장려금이다.
공정위는 우선 유통업체가 상품 가격의 일부를 일괄적으로 징수하는 기본장려금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통업체는 과자류 5%, 완구류 10% 등 납품액 대비 판매장려금 비율을 일방적으로 정해 통보해 왔다. 기본장려금은 유통업체들이 받는 판매장려금의 약 80%를 차지한다. 지난해 납품업체가 지불한 기본장려금만 1조1793억 원에 이른다.
유통업체가 재고 처리 비용 등을 납품업체에 전가하기 위해 받아 온 재고소진장려금과 무반품장려금, 폐점장려금 등도 금지된다.
다만 공정위는 새 상품을 납품할 때 지급하는 신상품입점장려금과 진열대의 좋은 위치를 제공했을 때 지급하는 매대장려금 등은 인정하기로 했다. 목표 실적을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장려금도 현행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개정된 판매장려금 제도는 8일부터 시행된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은 공정위가 사실상 판매장려금 금지 방침을 내린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장려금 제도를 일방적으로 폐지할 경우 영업이익 손실이 막대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이번 지침을 적용하면 6%대인 영업이익이 2%대로 급락한다”며 “대량매입에 따른 인센티브를 판매장려금 형태로 일부 보상 받는 것인데 이를 불공정하다고 보는 건 업계 실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