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인생의 단계, 1835년경.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존재의 본질을 묻는 이 질문은 인간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 어느 곳에서도 해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데다 딱히 배울 곳도 없기 때문이다. 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도 인생의 숙제를 풀지 못했던가. 해답이 없는 질문을 바다풍경화에 비유해 표현했다.
‘정말 시를 배운 적이 없으세요?’ 강사가 물었다. ‘배워야 하는 겁니까?’
내가 반문하자 그는 ‘아닙니다. 잘못 배우면 오히려 문장을 버립니다’라고 답했다.
‘아,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하긴 시 말고도 인생에는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지요.’
자기 자신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공부가 인생공부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명화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