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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40년 막혔던 포항운하에 생명의 물 넘실대다

입력 | 2013-10-08 03:00:00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동 형산강 입구의 물막이가 제거돼 포항운하 쪽으로 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병석 국회부의장과 박승호 포항시장,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운하가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추진한 지 7년 만이다. 동빈내항 물길을 복원하는 포항운하는 1600억 원을 들여 남구 해도동 형산강 입구∼송도교 1.3km 구간에 폭 15∼26m, 깊이 1.5∼2m의 물길을 잇는 사업이다. 다음 달 초 물길을 잇는 통수(通水)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공정은 90%를 넘었으며 내년 1월 완공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6일 형산강 입구 공사 현장에서 이병석 국회부의장과 박승호 포항시장,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물막이 제거 행사를 열었다. 40여 년 동안 형산강의 물길을 막았던 높이 1.7m, 폭 40m 물막이 일부 제방이 뚫리는 순간이었다. 형산강 물은 이곳에서 약 50m 떨어진 포항운하 수문까지 힘차게 흘러갔다. 수문은 10일 포항운하 기념행사 때 열린다.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아름다운 동빈내항의 모습을 되찾아 새로운 영일만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축하했다.

1962년 개항한 동빈내항은 송도 죽도 해도 상도 대도 등 5개 섬 사이로 흐르는 형산강과 영일만 바닷물이 만나는 항구였다. 하지만 10여 년 뒤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홍수 예방을 위해 형산강 쪽을 매립하면서 물길이 끊겼다. 바닷물은 40여 년 동안 갇혔고 시내에서 흘러나온 오수까지 뒤섞이면서 오염됐다.

포항운하가 완공되면 푸른 강물이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친환경 생태문화공간으로 바뀐다. 포항시는 물길 양쪽 제방은 콘크리트 둑으로 만들고 하천 바닥은 자갈 등을 깔아 생태계를 조성한다. 하루 평균 1만3000t가량의 물이 형산강에서 포항운하를 통해 동빈내항으로 흐른다. 형산강과 운하가 만나는 곳에는 지상 4층 규모의 홍보관이 들어선다. 전망대와 전시실, 실개천이 흐르는 하늘정원 등을 만든다. 포항과 동빈내항의 역사, 형산강과 항구 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 강물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펌프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포항운하를 편하게 감상하는 인도교 3개와 수변공원, 자전거길, 산책길도 조성 중이다. 내년 3월경에는 20t급 크루즈선(관광유람선) 2척과 나룻배 18척이 운하의 물살을 가른다. 60분 코스로 동빈내항∼송도∼형산강(6.6km) 구간을 운항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운하 주변 낡은 건물 480여 개를 철거하는 등 도시 재생 사업도 벌이고 있다. 민자를 유치해 59만9000m²(약 18만1000평)에 호텔과 수상카페, 비즈니스타운 등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남구 송도동 동빈 큰다리 옆에는 1만6400m²(약 5000평) 규모의 해양공원을 2016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다음 달 포항운하 통수를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연다.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운하 일대에서 일월문화제와 스틸아트페스티벌, 사진전, 수상퍼레이드 등이 이어진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운하로 정주 여건이 크게 개선돼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른 도시 기반 확충 사업도 성공시켜 세계적 해양관광도시의 꿈인 ‘영일만 르네상스’ 실현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