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매년 1000마리 넘게 발생
‘버림 받은 유기견의 역습?’
7일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의 한 식당가 주변에는 개를 생포하는 틀이 설치돼 있었다. 산속 식당가에 개를 잡는 포획 틀이 설치된 것은 산속에서 여러 마리의 개를 봤다는 등산객들의 신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지난달 개 포획 틀 2개를 설치해 포획에 나섰다. 개들은 몸무게 10∼20kg 안팎으로 5, 6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개들은 들개가 아니고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유기견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낮 광주 북구 한 공원에서 A 양(8)이 흰색 개에게 물렸다. A 양은 개를 발견하고 ‘귀엽다’며 쓰다듬으려는 순간 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은 찰과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측은 A 양을 문 개가 목걸이가 없고 털이 지저분한 점으로 미뤄 유기견으로 보고 119에 포획을 요청했다. 119는 이날 오후 마취 총을 쏘며 포획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인근 한 대학도 캠퍼스 유기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구청과 119는 수시로 출동해 캠퍼스를 배회하는 유기견인 흰색 개를 포획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대학 측은 최근 그물망과 그물총까지 구입해 포획에 나섰다. 북부소방서 구조대 관계자는 “동네마다 한두 마리씩 유기견을 신고하고 있다”며 “개는 동작이 민첩해 포획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유기견은 2011년 1193마리, 2012년 1333마리, 올해 8월 말 현재 1003마리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광주 소방안전본부의 유해 동물 포획 건수는 벌, 뱀 다음으로 맹견이 많았다. 이 지역 유기견 재입양률은 50%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유기견이 해마다 5만∼6만 마리 정도 발생하고 있지만 재입양률은 25% 선에 그친다. 대도시 인근 공원이나 산, 캠퍼스 등에 유기견이 떼를 지어 다녀 들개 떼라는 오인을 받기도 하지만 버림 받은 것에 대한 역습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유기견이 사람을 물 경우 반드시 포획을 해야 한다”며 “유기견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번 키운 개는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