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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DMZ평화공원 지지… 할수있는 일 검토하겠다”

입력 | 2013-10-08 03:00:00

■ 朴대통령, 中 이어 TPP 참여 캐나다 - 멕시코 - 페루와 연쇄 양자회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면서 ‘결연히’라는 표현을 썼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에서 ‘분명하고 단호하게’라는 뜻으로 쓰이는 ‘견결(堅決)’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낸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6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시 주석의 발언과 비교하면 중국의 ‘북핵불용’ 원칙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6월 당시에는 공동성명 문안에도 중국의 반대로 ‘북핵’을 명시하지 않았다.

5월 중국 방문과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도중 양자회담 형태로 세 번째 만난 양국 정상은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긴 45분 동안 회담을 했으며 대화 대부분은 한반도 문제에 집중됐다.

○ 한중 북핵공조 강화, 6자회담은 이견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을 우려하며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는 중단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여러 형태로 협조를 해주고 있는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감사의 뜻을 표하는 형태로 그동안 중국이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우리나라에 제공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탈북자 문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각종 현안에 협조를 해준 데 대해 시 주석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북한을 향해 중국과의 강력한 공조를 과시하는 동시에 중국을 향해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북한이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남북관계 변화는 두꺼운 얼음이 녹는 과정”이라며 “지난 수개월 동안 한반도에서 정세가 완화될 수 있도록 해준 박 대통령의 전략적 안목을 평가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진전을 축언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북한이 비난하는 DMZ 공원에 대해서도 시 주석이 공식적으로 첫 지지를 표명하며 “중국이 할 일을 검토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북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재개를 두고는 다소 이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무력에 의한 방법으로는 북핵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통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가능한 한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 대통령, TPP 대신 FTA 강화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회담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날 TPP 참여 협상국인 캐나다, 멕시코, 페루와 진행된 양자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올해 말까지 한-캐나다 FTA를 타결하기로 합의하고 협상 당사자를 차관보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는 FTA 협상의 분위기를 만들기로 상호 노력하기로 했고,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는 이미 체결된 FTA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첫째 날 선도발언에서 APEC 국가 전체가 참여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가스관을 동해 해저를 따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북핵 문제의 해결이 난망한 상황에서 북한 경유 노선에만 매달리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는 현실성 논란과는 별개로 러시아가 가스관 건설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주목된다.

발리=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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