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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건비 부담… 中企 인력난 가중될 것”

입력 | 2013-10-08 03:00:00


정부와 여당이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재계는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보다는 기업들의 부담만 늘리는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재계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휴일근로 제한 조치가 특히 중소기업에 피해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에 제때 물량을 공급하려면 휴일근로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한하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법안이 시행돼 대기업들이 인력을 충원할 경우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인력이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지금도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인력 채용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인건비 부담도 높아져 경영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은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기업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 조선 등의 업종은 호황으로 평소보다 일감이 늘어나면 초과근로를 통해 물량을 맞추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강제하면 신규 인력을 충원할 수밖에 없고, 나중에 경기가 나빠져도 직원을 내보낼 수 없어 인건비가 늘어나게 된다. 근로시간을 줄이더라도 임금총액은 지금과 동일하게 줘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주장도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고용 확대는 불황 때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설비 보완,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법안 추진 대신 노사정 합의에 따른 점진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2010년 연평균 근로시간을 2020년까지 1800시간대로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과거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할 때도 노사정 합의가 선행되곤 했다.

박창규·강유현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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