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안양 서포터스는 6월 부천 경기에서도 경기장 밖에서 화약류를 터뜨리고 귀가 중인 원정 팬들과 충돌을 일으켜 구단이 500만 원의 제재금을 내게 하는 등 요즘 ‘문제 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정으로 착각하는 일부 급진 서포터스들의 ‘폭력’에 K리그가 망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로구단의 브랜드 가치는 훌륭한 경기력뿐만 아니라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낸다. 기업 소유 구단과 달리 시민구단은 시민들이 낸 세금만으로 운영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업의 후원을 따로 받아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구단의 이미지다.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페어플레이를 펼치고 팬들도 승패를 떠나 열광적으로 응원해야만 후원을 얻을 수 있다. 팀이 파울 등 거친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악명 높거나 팬들이 늘 심판 판정이나 경기 결과에 항의하며 시위를 한다면 어떤 기업이 그 구단 유니폼에 자사 로고를 붙이고 싶겠는가.
서포터스를 결성해 특정 구단을 적극 응원하는 문화는 분명 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폭력을 쓰는 등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팬들의 ‘일탈’은 그 구단을 넘어 프로축구 전체 이미지까지 떨어뜨린다. 지금 프로축구는 위기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