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수도권]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빠르게 정착

입력 | 2013-10-09 03:00:00

시행 넉달만에 1만1000건 돌파… 내년 중 모든 자치구로 확대 추진




채모 씨(45)는 올해 7월 서울 관악구 서림동에서 혼자 자취하는 딸에게서 며칠 전부터 집 앞에서 낯선 남자가 따라오고 서성거리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됐다. 불안해하던 채 씨는 관악구청에서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한다는 얘기를 듣고 딸의 귀가 시간에 맞춰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했다. 스카우트를 만나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딸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채 씨는 마음 편하게 잠이 들 수 있었다.

서울시가 올해 6월부터 15개 자치구에서 시범운영 중인 여성안심귀가 서비스가 늦은 밤 ‘나홀로 여성’의 퇴근길 동반자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이용 건수가 시행 넉 달 만에 1만1000건을 넘어선 것.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는 2인 1조 귀가 도우미들이 밤늦은 시간 혼자 집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을 집 앞까지 안내해주는 서비스. 타고 가는 버스나 지하철이 목적지에 도착하기 30분 전까지 다산콜센터(120)나 각 구청 상황실로 연락하면 된다.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다.

시행 초반 하루 10건도 안 됐던 이용 건수는 지난달 마지막 주 1900건, 하루 평균 380건으로 증가했다. 이용자는 주로 늦은 시간 퇴근하는 직장 여성이나 학교, 학원을 마치고 늦게 귀가하는 여고생들. 15개 자치구 중 영등포구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았고 종로구, 강동구, 도봉구, 마포구 등이 뒤를 이었다. 지하철 역 중에는 신길역에서 신청자가 가장 많았다.

안심귀가 스카우트는 귀가 동행 신청이 없을 때 뒷골목과 유흥업소 밀집지역, 공원 등을 순찰하는 역할도 맡는다. 올해 7월에는 안심귀가 스카우트 대원들이 6호선 역촌역 부근에서 여대생 성추행 시도가 벌어졌던 현장을 발견해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고 피해자를 안전하게 귀가시킨 사례가 있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여성 중증장애인들이 지역 사회에 자리 잡는 시설인 은평구 여성 장애인 자립생활체험홈을 매일 방문해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안전 여부도 확인한다. 서울형 뉴딜일자리로 시작된 이 제도는 현재 495명이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다. 이 중 40, 50대 여성이 56%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내년 중 15개 자치구의 운영 결과를 점검한 뒤 모든 자치구로 시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