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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지점 뒤에 ‘노트 지점장’ 있었네

입력 | 2013-10-10 03:00:00

ING생명 ‘실적 챔피언’ 임찬수 지점장의 별난 노하우
“설계사가 웃어야 고객도 웃는다” 매일 노트 보며 60분 소통 강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ING생명 스타지점. 이름처럼 뛰어난 실적으로 항상 주목 받는 지점이다. 임찬수 지점장(48·사진)의 책상에는 똑같이 생긴 강의 노트가 여러 권 쌓여 있었다. ‘사관(정도전)’ ‘세일즈의 비밀’ 등의 강의 제목이 쓰여 있는 노트를 펼치자 각종 사례와 글귀들이 가득하다. 이 노트들은 모두 임 지점장이 직접 만들었다. 그가 이 노트를 만든 건 3개월 전부터.

임 지점장은 오래전부터 지점 소속 설계사들에게 긴 문자메시지를 자주 보낸다. 공유하고 싶은 얘기를 보내며 ‘힘내서 열심히 일하자’고 말한다. 메시지를 받은 설계사 10명 중 9명은 ‘함께 힘내요’란 답장을 주곤 했다. 언젠가부터 이런 답장을 보내는 사람의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불경기로 영업 실적은 떨어지고 회사의 매각을 둘러싼 여러 소문이 설계사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탓이다.

고민 끝에 임 지점장이 찾은 해결책은 ‘소통 강화’였다. 3개월 전부터 매일 오전 7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지점 내 설계사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시작했다. 주제는 인문학부터 자산 관리 비법까지 다양하다. 강의는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설계사들은 일하면서 겪은 일부터 가정의 소소한 일상까지 터놓고 얘기한다. 어느새 설계사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손을 잡을 때 다시 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임 지점장을 만난 누구라도 대단하다고 느낄 만큼 그는 일을 즐긴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6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전역 후 6년은 전자회사에서 일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보험설계사에 도전한 건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막상 자본도 없고 경험도 없어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죠.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보험 영업이에요. 나만 열심히 하면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같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정말 기업 경영자처럼 일했다. 설계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2002년 10월 지점장 자리에 올랐다. 회사는 그에게 신생 지점인 스타지점을 맡겼다. 2005년과 2012년 임 지점장은 연간 실적 챔피언상을 수상했다. 실적이 오르자 지점을 쪼개야 할 정도로 지점 규모가 커졌다. 현재까지 모두 8개 지점이 스타지점에서 분할돼 만들어졌다.

“보험설계사는 기업가와 같아요. 매순간 성공과 실패의 경계에 서 있죠. 제가 우리 설계사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설계사들은 더 열심히 고객들의 성공을 돕습니다. 제가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 그것 같아요. 보험의 본래 역할이기도 하고요.”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