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호동 ‘목좋은 곳’ 위치한 알짜… 주유소 中 역대 최고 감정가 기록업계 불황에 10년새 매물 10배 급증
주유소 가운데 역대 최고 감정가로 경매에 나온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주유소. 감정가가 무려 127억7000만 원이다. 지지옥션 제공
부동산 경매정보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감정가 127억7000만 원에 달하는 이 주유소는 14일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에 나온다. 역대 경매 시장에 나온 주유소 가운데 최고 감정가다. 2005년에 60억 원을 대출받아 시작한 이 주유소 소유자의 등기부상 빚은 현재 171억 원이나 된다. 은행과 개인채권자 등 4곳에서 중복으로 경매를 신청했다. 이 주유소는 지난해 4월에도 한 차례 경매가 신청됐다 철회된 바 있다.
입지가 좋은 수도권에서도 주유소 경매 물건이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주유소 경매 건수는 2007년 9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매년 증가해 올해는 186건에 이른다. 전국 주유소 경매 물건 대비 43% 수준이다. 과거에는 지방 외진 지역의 주유소가 주로 경매에 나왔다.
낙찰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는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았지만 2009년부터 80%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부터는 70%대가 됐다.
정부가 지원하는 알뜰주유소도 경매에 나오고 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한 알뜰주유소는 감정가 24억3477만 원에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 주유소의 반경 300m 안에는 주유소가 3개나 된다.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시장 규모와 수익성을 고려할 때 전국적으로 필요한 주유소는 7000∼8000곳. 하지만 전국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주유소는 1만2000여 곳(8월 말 기준). 이에 따라 앞으로도 경매에 나오는 주유소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폐업한 주유소는 18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6개)보다 74% 늘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